아마 이 부분 그대로 쓸 것 같습니다.
00.
위는 왠지 모르게 캄캄했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미세하게, 나무판자가 꺼림칙한 소리를 내며 비틀렸다.
저도 모르게 화들짝 놀라 발끝을 세운다.
그러나 귓가를 달리는 불안한 소음은 잦아들지 않았다. 소리를 바지자락 속에 감추려는 시도는 아무래도 실패했다. 하지만계속해서 올라갔다. 올라가며, 몇 번째 계단을 밟고 있는 지 세었다. 숫자는 머릿속을 맴돌며, 하나, 둘, 덩치를 불려나간다.
서른여덟, 서른아홉, 마흔, 마흔 하나.
난간이 보이지 않는다. 밑바닥이 어둡다. 디디고 있는 바닥의 촉감은 분명하지만, 허수의 공간을 걷는 양 불안했다. 마치, 공중에 붕 떠 있는 기묘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ㅡ 방향감각만은 명료했다. 덕분에 간신히 앞으로 전진 할 수 있었다. 숫자를 읊는 것도 멈추지 않았다.
얼마쯤 되었을 까?
마침내, 마흔 다섯 번째 턱을 넘어 섰다. 그러자 새하얀 빛이 어두컴컴한 시야를 가늘게 찢는 것이다. 그 약한 빛에도 눈이 부셔 눈살을 찌푸렸다. 뭘까? 필요 없는 호기심이 머리를 치켜들었다. 그래서 손으로 이마 위를 가리곤 천천히 빛 속을 향해 걸어갔다. 그 밝고 하얀 선은 시나브로 길어지더니 내 키보다 높게 자라났다. 멍청히 그 빛을 바라봤다. 그리고 빛의 속살을 들여다봤다.
분명 ㅡ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무언지는 알 수 없었다. 인지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역겹다.
그런가?
사실은 몰랐다. 아무 것도 몰랐다. 먼저, 빛 안에서 움직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느끼는 역겨움의 정도가 혼란스럽다. 고백하건데 ㅡ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조차 애매모호했다. 분명한 건, 기분이 나빴다는 것이다. 아. 분명.
이건.
불쾌하다는 감정일 것이다.
맥없이 뒤로 물러섰다. 빛 주위는 여전히 칠흑이다.
그 어둠마저 ㅡ 불쾌해졌다.